리더가 해야 할 일
노력하면 성과가 나는 구조
나는 스타트업을 운영해온 8년이라는 시간 동안 정말 많은 시행착오를 경험했다. 수없이 경험한 시행착오 중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팀원들이 다들 열심히 노력하는데도 ‘팀’은 성과를 내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이 문제는 한번만 발생한 것이 아니라 여러번, 계속해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내겐 더욱 비극적이었다.

그러다 ‘무인양품은 90%가 구조다’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노력하면 성과가 나는 구조를 만들어주는 것이 리더가 할 일이다”라고 일침했다. 이 문장을 읽고 무릎을 탁 치게되었다. “아, 우리 팀에는 노력하면 성과가 나는 구조가 없었구나. 그래서 다들 노력은 하는데 팀은 성과가 나지 않았구나. 구조를 만들어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이러한 구조를 찾게 되었다.
확실하게 이해할 것은, “팀원들이 열심히 한다고 팀의 성과가 좋은 것은 아니다.”라는 뼈아픈 진실이다. 배에 올라탄 선원 각자가 노를 ‘열심히’ 젓는 것 만으로 배가 가지 않는다. 선원들이 노를 ‘같은 방향’으로 ‘열심히’ 저어야 배가 빠르게 앞으로 갈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나는 내가 운영하는 조직에 반드시 필요한 구조는 팀의 목표에 대한 ‘집중’과 ‘정렬’을 가능하게 하는 구조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OKR – ‘집중과 정렬’이라는 두 개의 빛나는 별
그 뒤로 나는 조직원들이 조직의 목표에 ‘집중’되어있으며 ‘정렬’된 업무를 하는 데에 시간을 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구조로 ‘OKR’을 도입하게 되었다. OKR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서는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던 두 회사의 목표 관리 시스템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HP & MBO

첫번째 회사는 실리콘 밸리를 사실상 만들었다고 볼 수 있는 HP이다. HP는 당시 Peter Drucker가 개발한 혁신적인 경영 철학이었던 MBO를 통해 성공적인 사업을 수행했다고 알려져있다. MBO는 Management by Objectives의 약자로, 목표를 잘 설정해주는 것을 통해 Micromanage하지 않아도 팀원들이 ‘집중과 정렬’된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이해하면 된다. MBO가 HP의 성공 방식이라고 알려진 뒤로 많은 기업들이 HP 식 경영을 하기 위해 MBO를 도입했다. 그 결과는 어땠을까? MBO를 통해 성공한 기업은 그다지 없었다.
왜 같은 MBO인데 HP는 이 경영 방식을 통해 성공했고 다른 기업들은 그러지 못했을까?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대표적인 해석은 ‘MBO는 사실 MBOs고 MBO를 도입한 기업들은 그 뒤에 붙은 s를 챙기지 못해서’ 이다. MBOs는 Management by Objectives & Self Control이다. 즉, 목표를 통한 관리에 더해 자기 통제가 가능한 사람들이어야 팀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자기 통제는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건강하고, 삶을 절제하는 ‘자기 관리’의 느낌으로 이해하면 안된다. MBOs에서의 자기 통제는 ‘직접 목표를 설정하고 진행 상황을 관리 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고 이해해야 한다.
MBO를 통해 팀의 목표가 명확히 주어진 환경이 구성되더라도, 팀원 개개인이 팀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에 ‘집중과 정렬’된 상태로 개인 목표를 설정하고 업무의 진행 상황을 관리할 수 없다면, 팀은 성과를 낼 수 없다는 것이다.
Intel & OKR(iMBO)

MBO가 드러낸 한계를 바로잡은 회사는 Intel이다. Intel의 Andy Grove는 MBO를 발전시켜 자신이 개발한 목표 관리 시스템을 ‘iMBO(Intel Management by Objectives)’라고 불렀다고 한다.
iMBO는 이름은 MBO와 유사하지만 실제로 작동하는 방식은 MBO와 많이 다르다. iMBO는 후에 OKR이라고 불리게 되는데, 이는 Andy Grove가 iMBO에 대해 이야기할 때 MBO와의 혼동을 피하기 위해 핵심 결과(Key Results)를 항상 함께 언급하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OKR은 Objective(목표) & Key Results(핵심 결과들)의 약자이다. OKR을 설명하는 정말 많은 콘텐츠가 있는데, 나는 Andy Grove가 직접 강연한 내용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쉬운 해석을 시도했다.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OKR로 설정한다. 이 목표를 향해 가고 있음을 알 수 있는 중간 목표를 Key Result로 설정한다.”
즉, 나는 목표는 그대로 목표로 두고, 일반적으로는 한번에 이해되지 않는 개념인 핵심 결과는 중간 목표라고 생각하라고 해석한 것이다. 이렇게 목표와 이 목표에 정렬된 중간 목표를 설정하는 방식으로 ‘집중과 정렬’을 관리한다면 Self Control이 되지 않아서 발생하는 MBO의 비극(팀원은 노력하는데 팀이 성과가 나지 않는 것)을 높은 확률로 피할 수 있다.
회사의 KR은 팀의 Objective를 정렬시키고, 팀의 KR은 팀원의 Objective를 정렬시키고, 팀원의 KR은 매일매일의 업무를 정렬하는 식으로 자연스럽게 ‘집중과 정렬’이 전파되기 때문이다.
즉, OKR을 잘 운영하면 ‘노력하면 성과가 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배움을 바탕으로 라이너에 OKR을 도입하기 시작한게 2019년 6월이었다. 그 뒤, 라이너에서는 OKR은 라이너 만의 목표 관리 시스템이자 라이너가 조직으로서 사고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는 UGM으로 발전시켜서 사용하고 있다.
UGM에 대해서는 차차 설명하게 될 날이 올 것이라 생각한다.
많이 배우고 느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