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타트업&다운]을 보며 생각한 창업 시 주의사항 4가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재택근무가 계속되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났다. 설상가상으로 헬스장도 강제 휴관해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할지 고민하던 중 넷플릭스 목록에 저장해두었던 영화를 보며 무료함을 달래기로 했다.

영화 [스타트업 & 다운 ], 원제는 UPSTARTS이며 인도영화이다(2019). 스타트업 붐이 일던 인도를 배경으로 세 친구의 우정과 스타트업 분투기를 그린다. 킬링타임 용으로 생각했지만, 영화 내용 중 창업 전에 알면 좋을 것 같은 포인트를 몇 가지 발견했다. 영화 줄거리 중에서 주요 사건을 중심으로 요약, 정리해보았다.
1.실제 존재하는 문제인가?
카필, 야시, 비네이 세 친구는 스타트업으로 성공할 수 있을 거란 희망을 가지고 대학 졸업 후에도 사업에 도전한다. 여러 아이디어를 생각하지만 사업화할 수 있는 것을 못찾던 중, 카필이 봉사 활동 중 발견한 문제에서 사업 아이템을 발견한다. 빈민촌에서 봉사 활동을 하던 카필은 약을 구하지 못해 사람이 죽는 모습을 목격한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이 있는 세상에서 약을 못구해 죽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생각한 카필. 그는 이동하는 사람들의 손을 빌려 필요할 때마다 약품을 가져다 주는 사업 모델을 생각해내고, 개발자 친구 야시, UI에 대한 감각이 있는 비나이와 함께 ‘캐리카로’ 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를 시작한다.
카필은 실제 경험한 문제를 바탕으로 캐리카로를 시작했고, 이는 친구들과 기존에 생각한 사업 아이디어들과는 출발점이 달랐다. 스타트업이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No market need”, 시장이 원하지 않는 제품이기 때문이다. 창업자들은 관심있는 문제에 곧바로 파고들기 보다 그 문제가 시장에 수요가 있는 문제인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2. 공동창업자와의 지분 설정
캐리카로는 100여 개의 거래가 이루어지는 서비스를 만들었지만,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그렇듯 경제적인 문제로 지속할 수 없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투자 유치에도 실패하자, 카필은 사업을 접고 미국으로 건너가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그러던 중, 우연히 공항에서 만난 재벌 2세 ‘비르’와 대화를 나누다가 그에게 ‘캐리카로’ 에 투자를 권유한다. 비르는 캐리카로의 지분 25%를 대가로 2500만을 투자한다. (지분 25%는 너무 과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ㅋㅋㅋ) 투자를 유치한 덕분에 계속 사업을 지속할 수 있게된 세 친구는 지분을 25%씩 나눠 갖는다. 또, 투자 유치 기념 축하 파티에서 카필이 CEO, 야시는 CTO, 비나이는 COO를 하기로 냅킨에 적어 약속한다.

공동창업은 혼자서 시작하는 것에 비해 부담과 리스크를 나누며 시작할 수 있는 좋은 방법임엔 틀림 없다. 하지만 공동 창업을 시작하기에 앞서 꼭 짚어야할 것이 두가지 있다. 첫 번째는 역할 설정이고 두번째는 지분 분배이다. 초기에 두가지를 명시화하지 않는다면 사업 진행 중 문제를 겪게될 가능성이 많다.
실제로 유튜브의 세번쨰 공동창업자 조드 카림은 2005년 유튜브에서 손을 떼고 이탈했으나, 지분를 가지고 있던 덕분(?)에 2007년 유튜브의 구글 인수 당시 6460만 $에 해당하는 구글 지분을 받았다.
만약 공동창업을 할 것이라면 역할과 지분에 대해 동업계약서, 또는 주주간계약서 형태로 문서화하는 과정을 통해 사전에 약속해야 한다.
3. 목적이 없는 돈은 없다.
첫 투자 유치 후 사업 수완이 있는 비르 덕분에 캐리카로는 급속도로 성장한다. 비르의 도움으로 다른 곳에서도 투자를 받은 캐리카로에는 경영에 간섭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난다.

몇 차례의 후속 투자 이후, 카필은 비르의 의견이라면 점점 다 믿고 따르게 되고 급기야는 투자를 위한 트릭에도 손을 뻗친다. 이런 비르와 카필이 못마땅했던 비나이와 야시는 점점 불만을 품는다. 결국 이 두 친구는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회사를 떠난다.
투자는 자선사업이 아니다. 투자자는 미래에 이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하고 현재 자기 자본을 맡기는 것이다. 투자자들이 스타트업에 기대하는 것은 생존이 아닌, 폭발적인 성장이다. 영화에서도 나타난 것 처럼 빠른 성장을 위한 방향은 창업자가 사업을 이끌고자 하는 방향과 다를 수 있다. 창업자는 이 사실을 알고 투자를 받기전, 받고난 후 돈의 목적에 대해 항상 유념에 두어야한다.
4. 나는 왜 이 사업을 시작했는가.
빠르게 성장하던 캐리카로, 인도의 스타트업 붐이 꺼지기 시작한다. 잘나가던 회사들이 하나, 둘 망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캐리카로’를 카피한 회사도 생기게 된다. 캐리카로의 실적은 나빠지고, 카필은 CEO 자리에서 쫓겨나게 될 위기에 처한다. 회사를 나간 야시도 시대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해 여기저기 전전하다가 극단적 시도까지 하게 된다.
극단적 시도를 한 야시를 살린 것은 카필의 여자친구(?) 자야의 자니니 서비스였다. 그녀는 생명을 구하는 일에 사명감을 가지고 계속 본인의 사업을 지속해왔다. 카필은 그녀의 회사를 찾아가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을 보며 자신이 처음 사업을 시작한 이유에 대해 다시 생각한다. 큰 회사를 만드는 것이 아닌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였다는데 생각이 닿은 카필은 캐리카로 CEO에서 사임한다. 이후, 돈이 안되서 없애려 했던 캐리카로의 NGO부서를 데리고 나와 현장에 실질적인 도움이되는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하게되는 모습으로 영화는 마무리된다.

사업을 하다보면 주변에서 많은 것들을 보고, 배우며 영향을 받게될 것이다. 하지만, 사업의 본질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해결하고자 한 문제는 무엇인가? 진실은 무엇인가?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야하는 일은 무엇인가? 를 계속 생각한다면 길을 잃었을 때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더 높여줄 것이다.
TMI1) 이 영화를 통해 인도에 있었다는 스타트업 붐에도 관심을 갖게되어 찾아보니, 현재 인도는 스타트업 세계 3위 국가였다. 하루 평균 4개의 신규 스타트업이 창업하며, 스타트업 수로 세계 3위,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을 일컫는 용어) 수 세계 3위의 스타트업 강국이라는 사실을 새로 알았다.
TMI2) 인도에 진출한 한국 스타트업도 있었다. 한국 핀테크 회사 밸런스히어로는 인도의 틈새 시장을 공략한 트루밸런스 앱으로 다운 수 7천만건 이상을 기록, 소프트뱅크 등 VC들의 투자를 유치하며 급속도로 성장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