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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캠벨, 실리콘밸리의 위대한 코치”를 읽고 – Part 2

한 줄 요약 – Coachable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진심을 충분히 다하면 팀이 우선인 문화를 만들 수 있다.


오늘은 “빌 캠벨, 실리콘밸리의 위대한 코치”를 읽고의 두 번째 이야기다. 이번 Part 2에서는 ‘신뢰’와 ‘팀’에 대해서 주로 정리할 것이다.


빌이 하는 말은 언제든지 믿어도 됐다.

빌은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언제나 100% 솔직했다고 한다. 그는 진실만을 말했고 가혹한 의견일지라도 단순할 정도로 솔직하게 얘기하는 식으로 피드백했다고 한다. 또한 대화를 나눌 때에는 말 한 마디도 놓치지 않겠다는 태도로 사람들의 말을 주의 깊게 경청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그의 피드백은 업무 중심적이었고 항상 웃음과 포옹으로 이어졌다고 한다.

피드백 스킬에 대한 이야기인데, 이는 엄청나게 중요한 스킬이기 때문에 다루지 않을 수가 없다.

사람은 다른 사람의 의견, 특히 내 의견에 반박하는 의견을 들을때 본능적으로 방어적으로 행동하게 되어있다. 그리고 내 의견에 반대하는 의견을 듣는 것만 힘들어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의견에 반대하는 의견을 내는 것도 힘들어하게 되어있다. 그러다보니 일반적으로는 ‘알아서 학습하겠지’라던지, ‘이런 것까지 얘기해야하나?’ 하는 식으로 핑계를 대며 해야 할 말인데도 불구하고 계속 참고 안하게 된다. 그런데 이렇게 행동하면 결국 큰 문제가 생길 때가 되어서야 사람의 행동을 수정하게 된다. 그때는 문제도 해결하기 어려울 정도로 너무 크고, 이 사람이 팀에 남는 것이 어려운 상황에 놓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는 모두에게 안좋은 결과다.

그렇기 때문에 피드백은 최대한 빠르고 잦게 주고받는 것이 서로에게 좋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Valid한 피드백일지라도 그냥 주고 받는다면 역효과가 날 수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사람은 자기의 행동이나 의견에 대한 수정 요청(그것이 합리적일지라도)을 받으면 본능적으로 방어하게 되어있고(사람은 감정적인 동물이다.), 그래서 아무리 Valid한 피드백일지라도 피드백을 듣는 사람과의 관계가 틀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감정적인 동물이라 정말 대하기가 어렵다. 선의로 행동하더라도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악의를 느낄 수 있는 존재가 사람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나의 선의가 (최대한) 선의로 받아들여지게 할 수 있을까?

빌 캠벨의 답은 단순하고 강력하다. 매사에 ‘진심’으로 사람을 대하라는 것이다.

만약에 어떤 사람에게 평소에 품위 없고 가벼운 인상을 주지 않았고, 매사에 진심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무엇보다 그 사람을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왔다면 그 사람은 나를 믿을 것이다. 진심을 다해서 상대방을 대함으로써 ‘X가 하는 말은 언제든지 믿어도 된다’는 상태에 이른 것이다. 이런 상태로 상대방의 마음 속에 자리잡는 것에 성공했다면 내가 하는 말이 맛은 쓸 지언정 쓴 약이고, 내가 좋은 의도로 이 쓴 약을 처방했다는 것을 믿을 것이다.

이 상태에 이르는 데에는 한 가지가 반드시 필요하며, 동시에 그 한 가지 밖에 필요하지 않다. 바로 ‘진심’이다.


뭐, 이런 것들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딱 하나만 물어볼게요. 코칭받을 준비는 되어 있나요?

‘어떤 사람들’과는 이렇게 진심을 다하는 것으로 서로 믿을 수 있는 상태에 이를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과 그런 상태에 이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그 누구도 ‘모든 사람’과 좋은 관계를 형성할 수는 없다. 하지만, 분명히 ‘어떤 사람들’과는 좋은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그 어떤 사람들은 Coachable한 사람들이다. 빌 캠벨의 생각에, Coachable한 사람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100% 동의한다.

“코칭을 받을 준비가 된 사람들은 솔직하고 겸손하다. 인내심이 강하고, 열심히 일할 의지가 있으며, 꾸준하게 학습한다.”

여기에 내가 생각하는 Coachable한 사람의 특성을 하나만 추가하고 싶다.

그들에게는 상대방의 진심을 이용하지 않을 ‘용기’가 있다.

용기라고 표현한 이유는, 상대방의 진심을 이용하는 행위는 비겁한 것이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들은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진심을 다하면 그 진심을 이용하려 든다. 슬프지만 그런 사람들이 세상에 일정 비율로 존재한다. 그런 사람들은 당연히 진심이 통하지 않고 Coachable하지 않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피드백은 솔직하게, 가감없이, 자주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기 위해서는 서로가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는 상태에 이르러있어야 하는데, 이는 진심을 다하는 것으로 이를 수 있다. 다만 모두에게 이 방법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솔직하고 겸손하고 인내심이 강하고 열심히 일할 의지가 있으며 학습하는 용기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만 이 방법이 가능하다.


팀 없이는 그 어떤 일도 할 수 없다.

모든 멤버가 팀에 충성하고 필요할 경우에는 팀의 목표를 위해 개인의 목표를 포기할 수 있을 때에만 팀은 성공할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도전적으로 과제에 도전하기 위한 용기도 중요하지만 여기에서의 용기는 개인적인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기꺼이 회사에 이로운 일에 헌신하려는 의지를 말한다.

위대한 일을 성공시키는 것은 개인의 작은 영달과는 비교할 수 없는 크기의 성공을 가져다 줄 것인데, 팀 없이는 그 어떤 위대한 일도 이룰 수 없다. 그리고 이를 ‘아는’ 사람들이 세상에 일부 있다. 그리고 이 사실을 알기 때문에 용기 있게 ‘행동’하는, 개인적인 위험을 감수하면서 팀의 성공을 위해 헌신까지 하는 사람들이 세상에 소수 있다.

이런 소수의 사람들 중에서 또 소수는, 자기가 감수한 개인적인 위험을 생색내지 않는 그릇의 크기까지 가지고 있다. 이런 사람들을 찾는 것이 리더가 할 일이다.

이렇게 Team First 태도를 가지고 있는 Coachable한 사람들을 모아서 서로 믿을 수 있는 상태에 진입해있다면 그 팀은 그 어떤 일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빌 캠벨의 첫 번째 원칙은 문제를 해결하기 전에 팀을 만드는 것이었다고 한다. 이는 나를 개인적으로 많이 반성하게 만든 원칙이다.

나는 보통 문제를 해결해가며 팀을 구축하는 식으로 일해왔다. 그 결과 생존했고 좋은 결과를 낸 적도 있지만 나는 리더로서 수행해야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 중 하나인 팀을 구축하는 역할에 쓸 시간을 플레이어로서 뛰는 데에 써버리는 실수를 반복했다. 팀을 구축하는데에 들이는 시간이 적다보니 팀은 항상 소수 정예로만 유지되었고, 각 팀원이 맡는 역할과 책임의 범위와 크기가 과하게 커서 부담스러운 상황을 맞이하게 한 경우가 많았다.

나는 빌 캠벨의 첫 번째 원칙이 좋은 사람들로 구성된 팀을 지속가능하게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빌 캠벨이 말하듯이 “올바른 팀을 만들고 나면 문제는 저절로 해결될 것”이기 때문이다.


장미 향기를 맡기 위해서는 시간을 잠시 내야 해. 여기서 장미는 주변 사람들이지

빌 캠벨은 사람을 사랑하라며, 그들에게 충분한 시간을 쓰는 것을 아끼지 말고 충분히 쓰라고 당부한다. 이 책에서는 여행이 커뮤니티의 목적인 것이 아니라, 커뮤니티를 만들기 위해 여행을 갔던 것이기 때문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이 말에 동의한다.

나는 인생이란 ‘자서전’을 쓰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산다. 그런데 자서전의 스토리가 “남들 같은 집에서 태어나서 남들처럼 커서 남들 가는 대학 가고 남들 가는 회사에 가서 남들 하는 일을 하다가 남들처럼 죽었습니다.”이면 재미 없을 것이지 않은가?

나는 내 이야기가 “남들과 다른 생각을 했고, 남들과 다른 방식으로 살았습니다. 어떨 때는 그렇기 때문에 남들은 겪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남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이겨냈습니다. 결국 남들과는 다른 일을 해냈고 남들과 다르게 죽었습니다.”이길 원한다.

이렇게 보면 내 인생에 있어서 위대한 일을 이루는 것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이야기’가 될 성공까지의 과정이다. 그래서 나는 이 ‘과정’을 나름대로 소신 있게 관리해왔다. 나는 중요한 순간마다 타협하지 않고 남들이 하지 않는 선택을 용감하게 해왔고 나름대로 재미있는 이야기를 써왔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번에 내 이야기의 ‘등장인물’을 어떻게 관리했는가(얼마나 다양한, 얼마나 많은, 얼마나 깊은 인간 관계를 맺었는가)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보니, 잘 해왔다고 자신 있게 말 할 수가 없었다. 또 한번 깊게 반성하게 되었다.

나는 일과 성과에 과하게 집중한 나머지, 장미 향기를 맡을 시간을 내지 않았다. 이 때문에 종종 개인적인 트러블도 있었는데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왜 혼자서 인식하지 못했는지 창피하다. 그래서 우선은 광인회관 멤버들과 이들에게 중요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시간을 일정 수준 이상 쓸 수 밖에 없는 구조를 내 인생에 추가하려 하고 있다.

이 구조를 통해 장미 향기를 맡기 위한 시간을 충분히 쓸 수 있는 사람으로 발전한다면 이 구조에 대해서도 별도로 글로 정리해서 공유해보고 싶다.


나를 리더로 만드는 것은 사람들이지 직책이나 위치가 아님을 잊지 않고, 그들에게 충분한 시간을 써서 진심을 다한다.

이렇게 인간적인 경영 서적이 있다니 놀랍다. 그리고 실제로 이게 1,000조원이 넘는 기업가치가 형성되는 데에 큰 영향력을 미쳤다는 것이 기쁘다.

라이너와 광인회관에 이러한 리더쉽 문화가 정착될 수 있게 다양한 구조를 추가하며 실험을 해볼 생각이다. 만약 통한 것이 있다면 공유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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