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과 위대한 꿈을 가장 쉽게 상기하는 방법 (Crazyones New Tab)
첫 사업 종료 이후, Crazyones New Tab 이라는 크롬 익스텐션을 만들었다.
말 그대로 Crazyones들을 위한 새 탭 익스텐션인데, 위대한 7인의 창업가(빌게이츠, 스티브잡스, 제프베조스, 일론머스크, 래리페이지, 마크 주커버그, 손정의)들이 새 탭을 열때마다 이름을 불러주며 동기부여해주는 서비스이다.


이번 글에서는 이 제품을 개발하게 된 동기와 그 과정에 대해서 담아보려고 한다. 실패 이후의 감정, 이를 이겨낼 수 있었던 힘, 기획자가 개발자가 되어 제품을 개발하는 경험, 주변에 있던 완벽한 고객 페르소나 등이 이번 글의 주요 포인트이다.
// 단언하건데, 이들이 했던 “명언”은 창업이라는 카테고리 내에서, 진리와 맞닿아 있는 경우가 많다. 모든 말은 상황에 따라 참이기도, 거짓이 되기도 하지만, 적어도 이들이 했던 말들은 대체적으로 창업이라는 생태계에서 옳은 선택을 할 수 있는 이정표가 되는 말들이다. 광인회관에서 나눴던 말들의 결론이 결국 7명의 창업가들이 한 말과 일맥상통한 경우가 참 많았다는 것도 놀라운 포인트 중 하나였다. 그러니까 한번 직접 설치해보고 경험해봤으면 좋겠다. 새로고침 5번 내에 그런 point를 못 느꼈다면 바로 삭제해도 좋다.
0. 뭔지 모를 감정으로부터 일단 도망쳤다.
첫 사업 종료 이 후 뭔지 모를 감정들이 뒤따라왔다. 그 감정은 때론 두려움이었고, 때론 침착함이었으며, 때로는 막막함이었던 것 같다. 이런 감정들 때문이었는지, 나는 종종 책 속으로 도피했다. 책에서만큼은 자유롭게 영감을 얻을 수 있고, 그 영감을 통해 이미 크게 성장하는 시나리오가 머릿속에서 꾸준히 그려졌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특히, 창업가에 대한 책을 유독 많이 읽었다. 지금 바로 생각나는 책으로는 “손정의, 인터넷 제국의 지배자, 빌게이츠의 미래로 가는 길, 구글 스토리” 등이 있었다. 이 책들에는 창업가들이 주는 힘이 있었다. 아마 그들이 꾸었던 말도 안되는 위대한 꿈들, 그리고 결국 이뤄내는 그 모습들이 “힘”이었던 것 같다.

내가 겪고 있던 감정선과 상황 속에서 그 “힘”이 너무 매력적이었던 탓인지, 나는 그 “힘”에 중독되어갔다. 앞으로 나아가려면 스스로 생각해야 하는데, 나는 책만 읽고 있었다. (이 순간에도 Crazyones New Tab에서 빌게이츠가 나에게 한 마디를 해준다. “현준, 실행하면서 꿈을 실현하라”)
급기야 광인회관 형들도 책에만 빠져 사는 나를 보며, 한마디 해주셨고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그런데, 이미 창업가들이 주는 힘에 중독되어버린 탓인지 이들이 주는 힘을 계속해서 느끼고 싶었다.
“와 이걸로 제품을 만들어보자” 이런 생각은 전혀 없었지만 무의식중의 내 뇌는 계속 이걸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이걸로 제품이 나온 것을 보면.
1. 직접 만들어보자.
결국 나는 책에서 벗어나, 내가 하고자 하고 싶은 일들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진우형의 도움을 크게 받았고, 결국 내가 하고 싶고 가슴 뛰는 일을 찾았다. (무엇인지는 곧 다음 글에서 밝히도록 하겠다!)
그런데, 이전 창업의 영향이었는지 제품 개발 역량이 전혀 없는 것은 스스로가 느끼기에 큰 약점이었고 스스로가 결핍이라고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최소한 MVP라도 스스로 만들어 보고 싶었고, 그렇게 나는 개발 공부를 시작했다.
“개발은 스스로 만들어 보는거야!”라는 흔한 개발 플랫폼들의 광고처럼 나도 간단한 제품을 우선 만들면서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프론트엔드(제품 중에서 우리가 눈에 보이는 부분에 대한 영역) 개발은 결국 html, css, javascript를 공부해야 하니까 이 세가지를 이용한 제품을 간단하게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다.
무엇을 만들까 고민하다가 광인회관 벽에 붙어있는 창업가들과 눈이 마주쳤다.

눈이 마주치는 순간 오래전부터 생각해왔던 퍼즐이 맞춰지는 것처럼 내가 무엇을 만들어야할지 깨달았다. 창업자들의 큰 꿈과 그들이 주는 힘을 생생하게 제품으로 담아내고 싶었다.
어이없지만, 일단 이게 시작이었다.
2. 굳이 Chrome extension을 선택한 이유
이전 사업(토링)이 동기부여 서비스 였던 탓인지, “동기부여”가 갖는 내재적인 특성을 하나 자연스레 깨달았다. “동기부여”는 휘발성이라는 것.
그렇기에 자주, 아주 자주 동기부여를 주어야한다. 잊을만 할 때쯤, 동기부여를 제공하고 또 잊을만 할 때쯤 동기부여를 제공해야한다.
고민해야할 범위가 좁혀졌다.
“그럼 어떻게 자주 동기부여를 제공할 수 있을까?”
우리가 자주 보는 것에 동기부여를 배치해야 했다. 우리가 자주 보는 것.
이 후에는 다음과 같은 생각들이 연속적으로 스쳐지나갔다.
아마 컴퓨터이지 않을까?
컴퓨터를 키면 인터넷을 켜고.
오 그러면 인터넷 첫 화면에서 제공해주면?
빙고.
답을 찾은 것만 같았다.
그리고 product가 굉장히 우월해보였다. 사용자들의 인터넷 첫 화면을 먹을 수 있다니.

그렇게 나는 chrome extension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또, 아주 다행인 것은 chrome extension은 어려운 개발이 아닌 앞서 언급한 html, css, javascript만으로 충분했고 배포도 어렵지 않았다.
평생 기획자만 해보다가 개발을 공부하면서 개발을 하니 재밌었다. 그런데,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고 스스로가 매몰되는 경험에 빠졌다. 개발자가 아닌 창업가가 되려면 이러한 매몰은 조금 경계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정말 당장 눈앞의 제품의 기능 구현만 고민하기 되기 때문에.
3. 만들긴 내가 만들었어. 누가 쓸래? 내가!
이번 제품의 고객은 “나” 였다. 고객이 “나”이다 보니까, 해야 할 일이 더 명확해졌다.
이전 창업(토링)은 고객이 ‘학부모’와 ‘학생’이었는데, 두 집단 모두에 내가 속하지 않고, 심지어 주변 사람 중에서도 고객이 없다보니 타겟 고객을 이해하고 그들이 좋아하는 서비스를 만드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나, 이번 제품은 타겟이 스스로이다보니, “뭘 좋아할까? 어떤 가치를 주어야할까?”에 대한 고민보다는 “동기부여라는 가치를 줄건데, 어떻게 하면 더 명확하게 제공해줄 수 있을까?”로 바뀌었다. 즉, 뭘 해야하고 뭘 만들어야 할지에 대한 피드백이 스스로에 있기 때문에 더 “명확”한 제품이 나올 수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고객은 나 말고 주변에 아주 많았다. 매일 같이 사는 광인회관 형들이 고객이었는데, 실제로 광인회관 형들 모두의 배경화면을 차지하고 싶다는 생각을 개발하면서 계속했던 것 같다.

결과는?
대성공.
4. 내가 생각한 고객들이 그대로 쓰고 제품에 만족했을 때의 환희
2일 만에 제품을 개발하고 크롬 익스텐션 배포를 마쳤다.
첫 결과는 reject이었는데, 이유는 제품 설명에 //내 이름은 지현준, 창업왕이 될 남자다! 를 작성해서이다. 참 바보같지만, crazyones 이름 값을 해낸 것 같아 재밌기도 했다.

어쨌든 제품 설명을 고치고 출시 버튼을 눌렀는데, 구글의 익스텐션 승인 속도가 생각보다 오래걸렸다. 하도 승인을 안해줘서 지쳤을 즈음, 찬민이 형(라이너의 공동창업자)이 나보다 먼저 승인된 extension을 발견하고 첫 유저가 되어주셨다. (매일 언제 출시되나 모니터링 하셨다는데.. 정말 사랑합니다.)
그리고 광인회관 톡방에 extension이 공유되었는데,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말그대로 제품은 사랑받았고, 심지어 사내 슬랙에 extension이 공유되며 유저들이 유입되기 시작했다. (계속해서 제품에 애정을 표한 진우 형과 찬민이형(라이너 창업자들), 준호 형(슈퍼멤버스 창업자), 민상이형(CONTINUE 창업자) 감사합니다. ) 뭔가 해낸 것 같은 기분에 휩싸였고 성과를 제대로 보려고 부랴부랴 GA를 달았다.

역시 chrome extension이라는 서비스의 효과인지 서비스의 이탈율은 10% 미만이었고, 새 탭 익스텐션이어서 유저 대비 페이지 뷰수도 굉장히 높았다. (우리가 하루에 새 탭을 얼마나 여는지를 생각해보면 바로 이해가 될 것이다.)
다시 한번 느낀 사실이지만, chrome extension이라는 툴 자체가 너무 강력하다. Retention도, 항상 켜져있다는 사실도, 업데이트도 자동으로 진행된다는 사실까지도.
5. 앞으로는.
생각보다 큰 사랑을 받아서 창업자와 창업을 할 사람, 스타트업에서 꿈을 위해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제품을 쓰면 좋겠다는 욕심이 생겼다.
그래서 국내 스타트업에서 꿈을 향해 달리는 사람들에게 홍보를 해보고 ProductHunt에도 제품을 올려볼 예정이다.

스스로가 세운 기준으로, 유저가 1000명을 돌파할 때 마다 대대적인 업데이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여기까지 글을 읽었으면, 꼭 한번 사용해보면 좋겠다. 5번의 새로고침 내에 영감을 받지 못한다면 바로 삭제해도 좋다!
마지막으로, 광인회관 멤버들에게 특별한 감사를 전한다.
달리자 ! 광인회관 막내 🙂
우리 회사 팀원들이 다 설치한 너무 멋진 서비스! 응원한다👍👍
“쉬운 것부터 시작하면 위대한 성과를 이룰 수 있다.”
-마크 저커버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