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인회관

절망의 골짜기에서 다음 봉우리를 바라보라 – 사업의 위기와 극복

2016년 10월 회사 법인을 설립했다. 약 5년간 회사를 운영하면서 겪었던 여러 힘든 위기들이 많았다.
그리고 위기들을 극복하는 데는 모두 ‘사람’이 있었다.

골짜기와 봉우리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누구나 인생에서 위기가 올 수 있다. 하지만 위기가 없는 게 과연 좋은 것인가?
위기를 극복한 후 뒤를 돌아보면 오히려 위기가 있었기에 더 성장했음을 알 수 있었다. 나에게는 꽤 긍정적인 감정들로 다가왔다.

인생에 침체기를 겪는 사람들에게 작게나마 힘이 되었으면 하면서 이 글을 시작한다.

광인회관 벽 한켠

#1 인생의 위기는 창업을 시작하게 만들었다.

군 복무 시절 외출을 나갔다가 큰 교통사고를 당했다. 다리를 심하게 다쳐 두 달간 병상에서 움직이지 못할 정도의 큰 사고였다. 이 무렵 내 가치관이 제일 크게 바뀌었던 것 같다.
죽음을 눈앞에서 경험하니 인생을 의미있게 사는 것 외에는 살아있을 이유가 없었다. 그리고 교통사고 보험금 3,000만원으로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창업 스토리 자세히 보기

사람 2명의 이미지일 수 있음
교통사고 2개월 후 처음으로 휠체어를 탄 날

#2 골짜기에서 다음 봉우리를 바라보다.

2016년 10월 법인설립을 한 후 처음으로 만든 서비스는 아마추어 사진작가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이었다. 당시 팀원 2명의 급여와 사무실 임대료를 내다보니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돈이 다 떨어져갔다.
대학교 2학년을 마치고 아는게 아무것도 없는 상태로 창업에 뛰어들었으니 당연한 실패였다. 이대로 사업을 마칠건가?
내가 사업을 결심했던 시점으로 돌아갔다.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기로 결심했는데, 이대로 주저앉는다면 큰 후회로 남을 것 같았다. 다음 사업을 고민하면서 팀원들과 10일 간의 휴식을 갖기로 했다.

창업 이후 학교로 돌아가지 못해 제적되었다.

#3 처음으로 가족과 친구에게 돈을 빌렸다.

살면서 처음으로 가족과 친구에게 돈을 빌렸다.

우선 가장 친한 친구에게 얘기했다. “이번 달에 급여를 주기 힘든 상황인데, 200만원만 빌려줄 수 있나?” 당시 학사장교로 군복무를 하던 친구라 모아둔 돈이 좀 있는 친구였다. 친구에게 빌린 돈으로 다행히 급한 불을 끌 수 있었다.

그 다음은 부모님께 말했다.

“한번 더 실패하면 다시 학교 복학해서 빠르게 졸업하고 바로 취업하겠습니다! 대기업에 들어가면 돈은 금방 갚을 수 있으니 도와주세요.”

평범한 가정에서 살아왔던 터라 부모님도 큰 자금의 여유가 없는 상태였다. 어머니께서 나의 꿈을 지원해주시기 위해, 타시던 차를 팔아 천만원의 자금을 보태주셨다.

그리고 형에게 말했다. “형 좀 보태줄수 있나?”

당시 서울대 로스쿨에 다니던 친형은 은행에서 마이너스 통장을 뚫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건 안갚아도 되니깐 그냥 편하게 써라고 500만원을 보내주었다.

#4 정상에 오르기 위한 준비

다음 사업 아이템은 이전 사업의 피드백에 따라 아래 기준으로 정해졌다.
1. 시장 규모가 충분히 큰 시장
2. 아직 고전적인 방식을 고수하는 시장
(기술과 결합했을 때 창출되는 가치가 큰)
3. 재구매율이 높은 서비스

슈퍼멤버스‘는 소셜커머스와 같이 인플루언서가 제휴된 매장이나 제품을 할인을 받을 수 있는 플랫폼인데, 인플루언서가 가진 영향력에 따라 할인율이 달라지는 방식이었다.

2017년 4월 당시, 대표인 나를 포함해 운영이사, 개발이사 총 세명의 팀원이었다. 4월에 기획을 시작하여 6월에 서비스를 출시하기로 결정했고, 개발이사는 광고주용 웹사이트와 인플루언서가 사용하는 iOS, 안드로이드 앱 개발을 시작하였다.
그 사이 운영이사와 나는 광고주를 미리 모아놓기로 했다.

아직 서비스가 나오지 않은 상태라 할 수 있는 얘기는 ‘이런 플랫폼이 언제 출시될 예정인데, 미리 등록하면 1개월 무료 체험을 할 수 있다’가 다였다. 그리고 홍대, 이태원 등의 서울 핵심상권을 돌며 운영이사와 둘이서 하루에 400개의 업체를 방문했다.
오전에는 기획, 디자인 업무를 진행하였고, 오후 2시부터 6시 사이에는 상권으로 나가 영업을 돌았다. 대부분 잡상인 취급을 하면서 보는 앞에서 리플릿을 쓰레기통에 버리기도 하고 쫒아내기도 했다.
오히려 더 이를 악 물고 더 좋은 멘트가 없는지, 어떤 부분에 반응하는지를 운영이사와 공유하며 개선해나갔다. 그리고 약 두 달 간의 영업 끝에 스무 개 정도의 매장을 미리 확보하여 7월 초 서비스를 문제없이 출시할 수 있었다.

왼쪽의 리플렛을 들고 하루에 400개의 업체를 방문했다.

#5 광인회관과 함께 성장이 다시 시작되었다.

2018년 하반기부터 회사의 성장이 정체되기 시작하면서 다시 마음에 불안감이 커져만갔다.
투자를 받지 못해 아직까지 자금 상황이 여유치 않았고, 한 달 벌어서 한 달 쓰는 상황이라 매일매출에 대한 불안감에 시달려야 했다.

2019년 초에 썼던 일기인데, 당시 내 마음을 잘 대변해주는 문장이다.

“매일 하루하루가 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 길입니다. 저 구름이 모두 걷히면 장대하고 근엄한 곳에 도착하리라 믿고 하루하루 한 걸음씩 내딛으며 나아가겠습니다.”

당시 고민이 있을 때는 라이너 김진우 대표님을 찾아가 조언을 듣곤 했다. 5월쯤 다시 김진우 대표님께 다시 연락을 드렸다. “형님 이런 이런 고민이 있는데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요?” 그러던 중 뜬금없는 제안을 받았다. “너 혹시 연남동에 같이 살 생각 없니? 네이버 이해진 창업자, 카카오 김범수 창업자를 이기는 마피아를 만들어보자”

이런 사람들과 함께 산다면 얼마나 더 성장할까 기대되면서 그때부터 다시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9년 여름부터 정체되었던 회사의 성장이 다시 시작되었고 월평균 15%의 성장을 이어갔다.

‘잘 지내냐’로 시작해서 ‘바로 들어가겠습니다’로 끝난 대화

#6 침체기에서 기회를 찾다.

2020년 성장을 잘 이어가던 중 갑자기 코로나라는 위기가 찾아왔다. 회사 고객사의 80% 이상이 음식점, 카페, 미용실과 같은 소상공인이라 사업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전의 위기들과는 조금 다른 형태였다.
이전의 위기들은 내가 극복 가능한 위기였지만, 이번에는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위기에 가까웠다. 따라서 코로나 변수와 관련없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후 2020년 중반부터 기존에 개발해놓은 기술을 활용하여 새로운 플랫폼 슈퍼차트를 기획하게 되었다. 그리고 2021년 7월 신규 서비스를 런칭하면서 지난달부터 다시 성장이 시작되었다.

그 결과 기존에 비즈니스 모델과 병행하여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새롭게 만들어졌고, 오히려 코로나는 더 심해졌지만 이전의 성장세를 다시 회복하였다.

높은 정상에 오르려면 큰 골짜기를 넘어야 한다.

위기를 극복하면서 느낀 점은 다음과 같다.

  1. 위기 다음에는 성장이 있다.
  2. 위기를 극복할 때는 항상 사람이 있었다.
  3. 침체기에서는 기회를 찾아야 한다.

이 글의 제목과 워딩은 스펜서 존슨 피크앤드밸리 책에서 가지고 왔다.
궁금하신 분들은 한번 읽어보시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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